2002년 1월 5일
박힌 못을 빼내주는 사랑의 뻰찌
나는 성모님 동산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며 인간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모진 수난과 고통 중에서도 침묵과 사랑으로 십자가를 지고 갈바리아를 오르셨던 예수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묵상하면서 ‘예수님께서도 또한 인간의 육체를 지니셨기에 매 순간 얼마나 고통스럽고 괴로우셨을까?’ 하고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제 7처에 이르러 예수님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하며 기도하고 있을 때 현시를 보게 되었는데 로마병사가 예수님의 왼쪽 뺨을 반지 낀 주먹으로 사정없이 내리쳤다. 그때 또 다른 병사는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발로 예수님의 몸을 거세게 차 버렸는데 그 순간 나도 로마병사들이 예수님께 행했던 모독의 행위들로 인한 고통들을 받으며 순식간에 넘어져 몇 바퀴를 굴러나가 떨어졌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왼쪽 뺨에는 실제로 커다란 상처가 나 있었는데 특히 한쪽 부분이 너무나도 아팠기에 예수님께서 얼굴을 맞으실 때 찢겨진 부분을 또다시 모진 주먹질로 맞으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제 9처 앞에서는 기력이 완전히 쇠하신 예수님께서 엎어지고 넘어지시기를 반복하면서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겨우겨우 일어나셨다.
그러나 그렇게 어렵사리 몸을 일으키신 예수님을 로마병사는 조롱하듯이 또다시 채찍으로 치고 모진 발길질로 내리 차니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처참한 광경이었다. 그 순간 나도 또한 예수님께서 받으셨던 고통에 동참하게 되었는데 모진 채찍질과 발길질이 내 몸에 가해졌고 발로 찰 때에 나도 넘어지면서 굴렀다. 제 10처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온갖 모욕과 욕설로 예수님의 몸을 툭툭 치면서 조롱하였다.
그들이 예수님의 몸을 사방에서 치면서 조롱할 때마다 내 몸도 그 모욕적 손길로 인하여 앞뒤 좌우로 흔들렸으며 심하게 칠 때에는 더 크게 몸이 흔들렸다.제 12처 앞에 이르러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시자 로마병사가 예수님의 오른쪽 늑방을 창으로 찌르는 현시를 보게 되었다.
그 순간 창이 나의 늑방을 꿰뚫고 지나가 심장을 관통하는 고통을 받게 되었 는데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으며 실로 엄청난 고통까지 동반되었기에 나도 모르게 “으악” 하는 큰 소리와 함께 뒤로 넘어지게 되었다. 그때 예수님께서 양손을 펼쳐 우리 모두에게 빛을 내려주셨다.
그래서 나는 “빛을 받으세요.” 하고 소리를 질렀다. 예수님의 양손에서 쏟아져 나온 빛이 모든 이의 머리 위에 비추어지는가 싶더니 어느 새 그 빛은 핏방울이 되어 모든 이의 머리 위에 뚝뚝 떨어져 내리는 것이 아닌가! 그때 다정하고 친절하신 성모님의 아름다운 음성이 들려왔다.
성모님 :
“사랑하는 나의 딸아! 내 아들 예수가 흘린 피땀과 내가 흘린 피눈물을 닦아주는 사랑의 손수건이 되고, 박힌 못을 빼내주는 사랑의 뺀찌가 되고, 찢긴 내 아들의 성심과 내 성심을 기워주는 사랑의 재봉사가 되기를 원하여 고통 받는 것을 행복해 하는 귀여운 나의 딸아!
너의 피나는 그 고통들이 헛되지 않을 것이며 너희가 바치는 희생과 보속을 통하여 많은 영혼들이 회개의 은총을 받게 될 것이니 더욱 큰 사랑의 그물이 되어 온 세상 자녀들을 구원하기 위한 나의 원의에 따라 영웅적으로 힘써 전진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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