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8월 15일 (성모승천 대축일)
악의 꽃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름답게 보이나
나는 비디오실에 모셔진 성모님께 나아가 기도하다가 오후 4시 15분경 탈혼으로 들어갔다. 빛나는 왕관을 쓰신 성모님께서 파란 망토를 걸치시고 한 손에는 묵주를 들고 아주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나셨는데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하셨다.
성모님 :
“딸아! 이 세상 죄악이 너무 많아 오늘도 나는 고통을 겪는다.”
성모님의 이 말씀에 나는 너무 안타까웠다. 성모승천 대축일인 오늘만이라도 모든 자녀들로부터 위로받으시고 찬미찬양 받으셔야 되는데 오늘도 고통을 겪으시다니 나의 마음은 무척 아팠다.
성모님 :
“딸아! 지금 네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모든 자녀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지금 많은 자녀들은 썩어 없어질 육신과 오류에 물든 세속과 타협함으로써 형식적으로 나를 따르고 있고, 진심으로 나를 따르는 자녀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기에 나의 마음은 매우 슬프단다.”
성모님의 목소리는 목멘 소리였기에 바라보았는데 성모님은 울고 계셨다. 나는 성모님께 간절히 말씀드렸다.
율리아 :
“어머니! 죄송해요. 용서하세요. 제가 너무 부족했어요. 더욱 노력하여 어머니의 뜻을 따르겠어요.”
성모님 :
“지금 마귀는 너를 쓰러뜨리고 내가 택한 사제들과 많은 자녀들을 쓰러뜨려서 메시지가 전파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갖가지 방법을 다하여 괴롭히고 있다. 악의 꽃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교활하게도 순진한 영혼들 마음까지 혼란시켜 사로잡는다. 그래서 악은 결백한 외관 속에도 숨어 있단다. 이런 것들은 은총 중에 있는 영혼들만이 분간한다.
그래서 하늘의 길을 안다고 하면서도 머리로는 알고 입으로는 말하지만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교만과 탐욕으로 판단하는 영혼들이 교오한 마음의 자리를 비울 수 있도록 너의 고통을 통하여 그 영혼들이 내게 바쳐져야 한다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
율리아 :
“네, 어머니! 어머니께서 도와주신다면 무엇을 못하오리까.”
성모님 :
“고맙다. 내 딸아!”
그때 갑자기 지진이 이는 듯 요란하더니 내 앞에 이상한 것이 나타났다. 상체는 회색말의 형상이고 하체는 사람과 비슷한 분열의 마귀였다. 여러 나라를 이간질시켜서 세 곳에서는 싸움이 시작되었는데 세 곳 중에 가운데 나라는 싸우다가 도망가는 모습도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마귀는 너무 좋아 웃고 있었다.
큰 마귀가 작은 마귀들을 세상으로 파견시키고 다시 그 큰 마귀는 모든 나라들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또 어느 나라를 싸움시킬까? 하고 징그러운 모습으로 미소 짓고 있을 때, 내가 이제 그만두는 게 좋겠다고 하자, 그 마귀는 자기들이 하는 일에 합세하면 나라 하나를 주겠다고 다정스럽게 말했다.
내가 단호하게 거절하자 “너와 파 신부를 없애버리면 내 사업이 잘 될 텐데 네가 우리의 큰 적이다. 그러니 너를 없애버리는 것이 좋겠다.” 며 다짜고짜로 나에게 달려들어 항복을 요구했다. 그러나 내가 굴복하지 않자 다른 마귀들을 불러서 죽이자고 했다. 말같이 생긴 두목 마귀는 나를 쓰러뜨리며 목을 누르고 다른 작은 마귀는 다리를 잡고 부러뜨리려 했다. 그래도 나는 성모님께 온전히 맡기고 차라리 내가 죽임을 당하더라도 온 세상에 평화가 있기를 간구했다.
어느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죽는가 했는데, 그 순간 목이 풀리고 빛이 환하게 비추어지면서 누가 내 손을 잡았다. 따뜻하고 몹시 부드러웠다. 그때 상냥하고 다정스러우면서도 애처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모님 :
“딸아! 내 사랑하는 귀여운 딸아! 너에게 늘 고통만 주어서 미안하구나.
그러나 이 엄마는 더 많아진 극악무도한 죄인들의 심한 모욕으로 극도의 고통을 겪고 있단다. 지금은 죄악과 무질서의 시대이다. 네가 보았던 것처럼 이 세상은 무질서가 하도 심하여 큰 위협이 온 인류를 짓누르고 있다.
내가 그것을 물리친다 하여도 세상이 회개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이 세상의 많은 자녀들이 지금만큼 회개에서 멀리 떨어져 마귀의 조종을 받으며 마귀와 합세하여 파탄을 초래한 적은 일찍이 없었다.
그들 모두가 내 사랑의 목소리를 알아 들어야 한다. 그런데 그들이 사랑에 불타는 나의 애절한 목소리를 알아듣기는커녕 모독과 모욕, 비판과 판단으로 나를 거역하기에 그들이 영혼들에게 끼치는 해는 심각하므로 사랑하는 나의 작은 영혼들이 고통을 겪는다.”
율리아 :
“어머니! 그들이 하루 빨리 회개하도록 저의 고통을 드립니다.”
성모님 :
“고맙다. 내 작은 영혼아! 그들의 죄는 클지라도 그들을 불쌍히 여기고 나는 그들이 돌아오기를 바란다.
그러나 나를 외면하고 거역한다면 머지않아 정의로운 하느님의 팔이 높이 쳐들려 진노의 잔이 넘칠 것이다.
그때 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고통을 받으며 나를 따르는 나의 딸아! 밤낮으로 괴롭히고 유혹하는 악의 세력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연약한 내 작은 영혼들을 오늘도 너의 고통을 통해서 불러 모은다.
더욱 잘 봉헌해다오. 고단백일수록 썩으면 냄새가 고약하듯이 비탈이 가파로우면 그 보상도 크다는 것을 알아라.
네가 받아내는 고통을 통해서 순교의 씨앗을 받아 모아 나의 순결한 성심의 꽃밭에 그 착한 씨를 뿌려 꽃피우려 한다. 그러니 좋은 씨앗을 많이 마련하여라. 그것은 결정적인 시련의 때에 많은 나라와 인류를 구하기 위함이다.
나의 사랑하는 작은 영혼아! 나를 향하는 그 충심으로 희생된 나의 사랑을 심하게 모욕하고 반항하는 형제들을 위하여 그리고 현재 교회를 위하여 산고를 치르고 있는 성직자와 수도자들을 위하여 너를 온전히 바쳐라. 사랑으로 나에게 온전히 맡기고 따랐던 성인들의 그 길을 똑바로 가야 한다. 나를 가까이 따르지 않았던 성인 성녀는 일찍이 없었다.
내가 선택한 너는 네가 받은 중요한 사명을 위하여 내 보호와 내 사랑을 절대로 의심하지 말고 신뢰하고 의탁하여 성심에서 타오르는 강한 사랑의 불꽃으로 진노의 잔을 축복의 잔으로 바꾸자꾸나.
딸아!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너를 저버리더라도 내가 항상 너의 곁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하늘나라의 상급을 생각하여라. 잘 있거라. 안녕.”
성모님이 보이지 않자 빛이 사라지고 고통이 시작되어 몸부림을 쳤는데 눈을 떠보니 내 몸은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아팠다. 들것에 들려서 안집으로 왔는데 실제로 다리가 너무 아프고 발가락에서는 피가 나고 있었으며 숨쉬기도 어려웠다. 옆에서 지켜보던 분들이 갑자기 피가 나는 모습을 보고 신기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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